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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고난기에 사는 친구들에게/헤르만 헤세

 
 

 

고난기에 사는 친구들에게/헤르만 헤세(1877∼1962)

 
사랑하는 벗들이여, 암담한 시기이지만

나의 말을 들어주어라

인생이 기쁘든 슬프든, 나는

인생을 탓하지 않을 것이다.

햇빛과 폭풍우는

같은 하늘의 다른 표정에 불과한 것

운명은, 즐겁든 괴롭든

훌륭한 나의 식량으로 쓰여져야 한다.

굽이진 오솔길을 영혼은 걷는다.

그의 말을 읽는 것을 배우라!

오늘 괴로움인 것을, 그는

내일이면 은총이라고 찬양한다.

어설픈 것만이 죽어간다.

다른 것들에게는 신성(神性)을 가르쳐야지.

낮은 곳에서나 높은 곳에서나

영혼이 깃든 마음을 기르는

그 최후의 단계에 다다르면, 비로소

우리들은 자신에게 휴식을 줄 수 있으리.

거기서 우리들은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하늘을 우러러 볼 수 있을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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