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그런 때가 있지요. 아무리 몸부림쳐 봐도 어쩔 수 없어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그런 때 말이에요. 돌아갈 수도 없고 더 나아갈 힘도 없어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같은 때, 있잖아요. 그러니 어쩌겠어요. 그저 가만히 있는 수밖에.
그럴 때 슬며시 곁에 와 그냥 머무는 이가 있지요. 다 아는 체 구구절절 말하지 않고 조용히 곁에 있어주는 사람. 곁을 내어주는 사람. 곁이 되어주는 사람. 고맙지요.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거예요. 그 조용한 일. 그 조용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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