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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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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 앞에/박두진 박두진은 기독교 정신으로 시를 썼다. 그러나 그는 이 기독교 유일 사상의 정신과 동양 범신론적 자연 사상을 잘 융합해 시로 표현해낸 시인이다. 이 시 또한 기독교적인 사랑의 고뇌와 희열을 읊은 작품. 주제는 고뇌스런 인간(죄인)의 신앙 자각에 대한 감격과 희열이다. 당신(주)의 인도만 받는다면 피눈물나는 고생도 오히려 화려한 영광이다. 미친 발광조차 감격스러운 희열이다. 조지훈, 박목월과 같이 청록파의 한 사람인 혜산 박두진의 3·4·5조의 우리말 민요조는 늘 가슴을 울린다. 이 시도 전반적으로 3·4(7)·5조로 직조되어 있다. 소리에 거슬리지 않아서 늘 그의 표현은 감동적이다. (신세훈 시 해설) 시 감상/하늘소망 이 시를 읽다보면 하나님의 세계를 꿈꾸게 된다. 박두진 시인의 기독교 정신이 넘쳐나는 ..
눈물/김현승 참 오래간만에 김현승 시인의 눈물이라는 시를 감상해본다. 하나님께 눈물만을 드릴 수 밖에 없는 시인의 마음이 순수하게 여겨진다. 웃음을 지으시고 새롭게 눈물을 지어주신 그 분께 그래도 눈물로 기도하는 시인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나의 삶이 때로는 애처로워 주신 눈물을 나도 함께 드려야지.. 개신교 장로회 목사인 아버지 김창국(金昶國)과 어머니 양응도(梁應道) 사모 사이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평안남도 평양 출생이며 평안남도 대동과 제주도 북제주와 전라남도 광주에서 성장하였다.(출생지는 평안남도 평양이며, 일곱 살 때부터 전라남도 광주에서 자랐다. 숭실전문학교를 중퇴하였다. 1934년 무렵부터 시작을 계속하다가 해방 직전부터 침묵을 지켰고, 6·25전쟁 직후부터 다시 시작 활동을 전개하였다. 숭일중학교 교감,..
방문객/정현종 자아와 사물이 이루는 교감, 그 충만한 기쁨 정현종은 사물과의 합일을 꿈꾸는 시인이다. 때문에 그의 시세계에서는 자아와 사물과의 교감이 충만한 기쁨 속에 재현된다. 사물과의 에로스적 합주(合奏)를 통해 빚어내는 축제의 교향곡이 정현종 시의 주조음을 이루는 것이다. "한가함과 한몸/천둥과 한몸/비와 한몸/뻐꾸기 소리와 한몸으로/나도 우주에 넘치이느니."('여름날')에서 보여지듯 세상의 모든 것과 한 몸을 이루려는 시인의 욕망은 결코 대상을 가리는 법이 없다. 또한 억압적인 사물의 질서에 숨통을 열고 생기를 불어넣는 그의 시혼은 "부서진 내 살결과 바람결이 같아지고/살결과 물결이 和答하"(죽음과 살의 和姦)기를 간절히 바란다. 말 그대로 그의 시는 사물과 '화간(和姦)'함으로써 사물의 속살 속으로 시적 상상..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김춘수 이 시는 초현실주의적인 화풍으로 유명한 샤갈의 「나와 마을」을 보고 영감을 얻어 창작한 것이다. 김춘수는 관념을 벗어나 순수한 이미지만으로 작품을 창작하고자 하였으며, 이 시에서도 다양한 사물의 이미지들을 감각적인 언어로 나열하며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이 시에서 '샤갈의 마을'은 실재하지 않는 환상의 세계이며, 이 마을에 '삼월'에 내리는 '눈'은 '사나이'의 '정맥'을 어루만지고 '날개'를 달고 내려와 마을을 덮으며 '겨울 열매들'을 '올리브빛'으로 물들게 하고 '아낙들'에게 '불'을 지피게 한다. 이 시는 이처럼 '눈'과 관련된 감각적인 표현을 현재 시제를 사용하여 드러냄으로써 봄의 맑고 순수한 생명력, 소생하는 생명의 이미지를 살려 내고 있다. 특히 환상적인 분위기와 따뜻한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
눈 위에 쓴다/나태주
나비/김혜순 나비는 어둠과 질곡의 껍질을 벗고 부활하는 생명체다. 열망을 태워 돋아난 두 개의 날개, 손을 맞잡고 누운 너와 나의 사랑도 뜨거워 환희의 날갯짓 찬란하다. 속삭이는 몸짓들이 나에게서 너에게로, 너에게서 나에게로 소용돌이쳐 아득한 공명의 세계로 이끌어간다. 아름답고 황홀하고 슬프다. 유한한 내가 혹은 네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날 지상에는 무엇이 남을까. 나의 귀와 너의 귀가 서로 포개져 만들어 낸 나비 한 마리. 함께 공유했던 영속적인 떨림만이 서로의 핏줄에 스며 오래 꽃 필 것이니, 존재와 존재가 서로 문드러져 피어오른 사랑이여. 바스락거리는 有限의 몸부림이여. 1월이 가기 전에 원수 같은 그대를 당겨 아름답고 슬프게 빛나는 나비 한 마리 날려보자.(시감상 송병숙 시인)
누군가 떠나가고/나태주
살아 있는 날은/이해인
새떼를 쓸다외 /김경주 새떼를 쓸다 김경주 찬물에 종아리를 씻는 소리처럼 새 떼가 날아오른다 새 떼의 종아리에 능선이 걸려 있다 새 떼의 종아리에 찔레꽃이 피어 있다 새 떼가 내 몸을 통과할 때까지 구름은 살냄새를 흘린다 그것도 지나가는 새 떼의 일이라고 믿으니 구름이 내려와 골짜기의 물을 마신다 나는 떨어진 새 떼를 쓸었다 는 『고래와 수증기』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시다. 음미할 부분이 많다. 화자는 '새 떼'가 날아오르는 풍경을 바라본다. 그런데 그 풍경은 종아리에 찬물을 붓는 장면과 겹쳐진다. 새 떼가 비상하는 형상과 찬물 붓는 소리가 겹쳐진 결과 새 떼의 종아리라는 신선한 은유가 탄생한다. 종아리는 신체 이미지이다. 시인은 단순한 풍경의 겹침 너머로 세계와 몸의 중첩을 의도하고 있다. 2연의 놀라운 이미지들은 시인이 풍경..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이기철 1943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림예술상>을 받고 시에 입문하여 대학 2년 때 전국대학생문예작품 현상 공모(경북대)에 당선한 뒤로 문학에 전념하였다. 1972년 <현대문학>에 <5월에 들른 고향> 외 4편으로 등단하였다. 이후 시집 ≪낱말추적≫, ≪청산행≫, ≪열하를 향하여≫, ≪지상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유리의 나날≫,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가장 따뜻한 책≫, ≪정오의 순례≫,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었네≫, ≪잎, 잎, 잎≫ 등을 내고 에세이집 ≪손수건에 싼 편지≫, ≪쓸쓸한 곳에는 시인이 있다≫, ≪영국문학의 숲을 거닐다—동서양의 베를 짜다≫ 비평서로 ≪시를 찾아서≫, ≪인간주의 비평을 위하여≫ 소설집 ≪땅 위의 날들≫ 학술서로 ≪시학≫, ≪분단..